실제 이런 질문을 받아 본 기억이 있다. 그리고 생각보다 이렇게 프리앰프에서 게인을 얼마나 올려야하는지에 대한 개념을 잡지 못한 이들이 많은게 사실이다.
누구는 12시에 맞춰라, 누구는 들어보면서 판단하라는데 뭐가 맞는 말인지도 모르는데다 더욱 심각한건 그걸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납득가능한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거다.
거기에다 너무 급속도로 프로오디오 장비들과 홈스튜디오 라는 시스템이 대중화 된 게 문제인지 사용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조차 없이 관심있으면 일단 장비구매부터 하고보는 경향도 이런 사태를 더욱더 악화시키는 원인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마이크나 오인페(오디오인터페이스), 모니터스피커, 헤드폰, 프리앰프, 헤드폰앰프나 파워앰프 같은 장비들은 일반적인 음악감상을 위한 컨슈머장비가 아니라 프로(Professional)장비군에 속한다는 것이다.
이건 그 장비를 구동하기위한 배경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이고, 그렇지 않다면 사용설명서(매뉴얼)을 보더라도 전문적인 용어들로 인해 한글을 읽고있지만 무슨 말인지 모르는 상황도 있을 수가 있다는 말이 된다. 프로장비에 대한 설명에는 많은 것들이 생략되어있고 하나부터 열까지 설명해줄 정도로 친절하진 않다.
그런 상황을 조금이나마 이 글로 해소를 해보고, 조금 더 프로페셔널 해지기 위한 배경지식 구축하기의 목적을 가지고 한 번 글을 써보도록 하겠다.
* 게인(Gain)이 뭐에요?
여러분은 게인이 뭔지 설명할 수 있는가? ‘마이크 쓰려면 무조건 올려야 쓸 수 있는거’ 정도의 설명으론 너무 부족한게 많아보인다.
게인을 이해하려면 먼저 프리앰프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프리앰프는 영어로 PreAmp라고 부른다. Pre라는건 사전에… 라는 의미이고, Amp는 증폭기를 의미한다.
어? 앰프라는거 많이 들어봤어~ 헤드폰앰프, 파워앰프, 인티앰프 같은거… 맞다. 종류와 목적에 따른 성격이 좀 다를 뿐 음향에서 Amp라고 불리는 장비들은 모두 자신이 전달 받은 기존신호를 적게는 몇배 많게는 100배 이상까지도 크게 만들어 다음 장비에 전달하는 역할의 장비를 말하는거다. 이걸로 프리앰프도 어떤 신호를 크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됐다.
프리앰프는 마이크를통해 신호를 전달받는다. 마이크 스펙을 찾아보면 감도(Sensitivity)의 수치가 mV/Pa로서 밀리볼트 수준의 미세한 전압을 가지고 있는 정말 약한 신호이다. 이걸 음향장비인 믹서나 요즘같은 경우 오인페의 컨버터를 통해 디지털 신호로 변환을 하기 전에 그 장비들이 운용하고 처리가 가능한 수준으로 크게 만들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바로 그 작업을 하는 장비가 프리앰프라는 장비이며, 그 증폭의 정도를 나타내는 값이 Gain이다. 장비에 따라 Gain외에 Trim이라는 별도의 조절단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보통 Gain은 5-10dB정도의 단계로 움직이고 미세한 조정은 Trim으로 가능하도록 한 경우일 것이다.
* 게인은 얼마나 올려야되요?
이제 게인이 뭘 의미하는지는 알았으니 그 값을 얼마나 올려야 하는지에대해 알아봐야 할 시간이다.
혼자서 무언가를 한다면 그냥 내 맘에 내키는대로 하면 되겠지만, 여러 사람과 일을 같이 할 경우는 모두가 알 수 있는 ‘기준’을 정하는것이 필수적인 일이 될 것이다. 당연히 음향에서도 신호의 세기에 대한 기준이 있고, 그 기준에 따라 상호간에 신호를 주고 받게 된다. 우리가 가정에서 사용하는 음향장비들, 하이파이 오디오등 컨슈머 장비들간의 음압레벨 기준값은 -10dBV라는 기준이 있고, 프로오디오 장비들간에는 +4dBu라는 기준이 있다. 둘간의 차이를 설명하는 글이 아니므로 여기서 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기로 하고 어쨌든 오인페는 프로장비이므로 +4dBu기준으로 신호가 들어올 수 있도록 게인값을 조정해주면 된다는 소리다. 아… 그렇구나..
근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것이 두가지 있는데 ’마이크는 mV/Pa이란 단위를 쓴다고 했는데 이건 dBu랑 어떻게 맞춰야 하는가‘ 라는 부분과, ’오인페에서는 그럼 그걸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라는 부분이다. 이건 살짝 어려운 부분이지만 오늘 그에 대한 팁과 계산법을 공개할테니 그정도는 제발 음질을 위해서라도 이정도의 노력과 계산은 하도록 하자.
먼저 마이크 입력 감도 수치인 mV/Pa 과 dBu간의 매칭을 한 번 보자.

예를 들어 내 마이크 입력감도가 34mV/Pa이라고 하면 dBu로 바꿔보면 -27dBu라는 소리가 된다. 이건 계산하고 말고가 없이 그냥 위의 표를 기준으로 대입만 하면 된다.
그럼 아까 프로장비에서 기준이 되는 레벨이 +4dBu라고 했으니 -27을 +4가 될 때까지 증폭만 시켜주면 된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둘 간의 편차는 31dB 차이이므로 프리앰프에서 게인값을 31만큼 올려주면 된다. (노파심에 하는 이야기인데 -27이랑 +4를 합쳐서 -23인데.. 이러진 말자.. 편차라고 했다.)
위의 방법은 입력감도에 의한 단순계산이기 때문에 딱 31만큼만 올리면 된다.. 라는 말이 아니다. 저 값을 기준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의 가감정도는 필요하다.
두번째 방법은 오인페 운용레벨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방법이다. 위의 방법과 이 방법을 병행해서 조절하는게 제일 적절하다 생각하지만 대략적으로 어느 한 방법만 가지고 계산을 해도 상관 없다.
지금 이 설명은 현재 필자가 사용하고 있는 Apogee Symphony Desktop 모델을 기준으로 설명을 하지만 오인페마다 스펙이 모두 다르므로 자신의 장비가 가지고 있는 운용레벨을 확인하고 적용하는게 필요하다. 이점 반드시 기억하자.
우선 내 오인페의 마이크 최대 입력 레벨을 알아야한다. 매뉴얼이나 Spec Sheet등에서 찾아보면 되고, 만약 기재가 되어있지 않다면 판매처나 총판, 제조사등을 통해 문의하면 된다.

위의 항목 중 ‘Max input level’만 찾으면 된다. 내 장비는 +20dBu로 확인이 된다. 아까 기준레벨이 +4dBu였으니 위로 헤드룸(신호레벨의 여유공간)이 16dB가 있는 나름 좋은 스펙의 장비이다.
이제 다른 수치가 하나 더 나오니 정신차리고 보자. 조금만 더 가면 된다.

보틍 생긴건 좀 다르지만 오인페 컨트롤 소프트웨어나 DAW상의 레벨 미터들을 보면 수치는 다 똑같이 표기 되어있다. 명확하게 잘 보이지는 않지만 위쪽 입력에 대한 레벨을 확인할 수 잇는 미터는 Peak미터라는걸 사용하고 디지털에선 모두 dBFS라는 수치를 쓴다. 이것들의 공통점은 가장 높은 수치값이 ‘0’(zero)이고 아래로 마이너스로 된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으니 눈금을 잘 확인하면 된다.

잘 보이려나 모르겠다..ㅋ
어쨌든 우리는 여기서 +4dBu의 위치만 찾으면 된다. 방법은 간단한데 피크미터의 가장 큰 값이 0이므로 최대 마이크 입력값이 +20dBu인 내 장비에선 피크미터 0의 위치가 바로 +20dBu가 되는 것이다. 만약 내 장비의 마이크 최대 입력값이 +14dBu라면 그때는 0의 위치가 +14dBu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다면 그것을 기준으로 +4의 위치로 내려가보면 레벨미터에서 보이는 -16(dBFS)의 위치가 +4dBu의 위치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도 만약 내 장비가 +14dBu 마이크 최대입력장비라면 레벨미터의 -10(dBFS) 위치가 +4dBu라는 소리가 된다.
이해가 되는가? 단언컨데 이게 이해가 안된다면 될 때까지 반복해서 보는것만이 답일것이다. 이 이상 쉽게 설명을 하기 쉽지 않다.
‘내 장비는 -16dBFS 위치가 +4dBu(기준레벨)이구나.. 라는걸 알게 됐으니 녹음을 위해 사전 레벨 테스트 진행시 평균적으로 -16언저리에서 아래위로 왔다갔다 하는 수준으로 게인을 설정하면 별 문제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리고 그 때 맞춘 게인값은 처음에 알려준 방법으로 31dB를 증폭했던 수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것이다. 지나치게 마이크를 멀리 떨어뜨려놓고 녹음한다던지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다.
마이크를 멀리 두어야 한다면 31dB 게인증폭 값에서 추가증폭이 필요할 것은 당연할 것이고..
- 결론
오인페나 프리앰프의 게인은 12시까지냐, 아니면 들어보고 별 이상없으면 되는데 까지냐.. 라는 말이 나오면 안되는 이유에 대해서 참 장황하게도 써봤다.
장비라는 것은 정확한 계산에 의해 제작되고 동작하는 기기이다. 아무리 음악은 답이 없고 듣기 좋으면 장땡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만드는 장비들 간의 연결까지도 내 맘 내키는대로 해서는 좋은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기기는 기기로 보고 그에 맞춰 세팅을 한 다음 그 때부터 제대로 된 음악적 자유를 완성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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